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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6-29 08:49
건설기계發 현장관리 비상
 글쓴이 : 송학건설
조회 : 986  

건설기계發 현장관리 비상

 

8시간 근무·지역장비 사용 요구…원가관리 빨간불

 #1. 경기 북부지역의 한 도로건설현장.

 지난달까지만 해도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건설기계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10시간 동안 현장에 투입되면서 순조로운 공정률을 보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건설기계사업자들이 임대료 삭감 없이 하루 8시간 근무를 요구하며 건설기계 가동을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5시에 일제히 멈추면서 원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내년 말로 예정된 공기를 맞추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적자시공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2. 강원지역의 아파트 신축현장.

 건설기계사업자들이 지역 장비를 사용해 달라며 현장 앞에서 거세게 항의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원가절감이 시급한 마당에 다른 지역의 장비보다 비싼 값을 주고 해당 지역의 장비를 쓰기에는 부담이 가중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전국 곳곳의 공사현장이 건설기계를 둘러싼 잡음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건설기계사업자들이 1일 10시간의 임대료를 그대로 유지한 채 8시간 근무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서 현장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는가 하면 지역사업자들이 지역 장비 사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여기저기서 삐그덕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토목공사 현장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토목공사 현장에서 장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공사비의 30~40%.

 인건비와 재료비, 관리비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장비비의 수준이 절대적으로 높은 가운데 이달 들어 건설기계사업자들이 임대료의 삭감 없이 종전 10시간 근무를 8시간으로 단축함에 따라 20% 정도 원가 상승은 물론 공사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건설기계 가동시간을 10시간을 기준으로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의 적자시공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장비비도 낮아져야 하지만 건설기계사업자들은 10시간의 임대료를 그대로 받을 것을 주장하면서 8시간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근무시간 단축에 따라 인상된 장비비를 발주처에서 반영해 줄 가능성도 거의 없는 만큼 건설사가 모든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원도급사가 발주처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면 협력업체 또한 예상가능한 손실에서 예외일 수 없다.

 건설기계사업자의 하루 8시간 작업은 현장 운영에도 어려움을 던져주고 있다.

 현장의 장비 투입은 공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들쭉날쭉한 장비 배치로 인해 공사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장비 가동시간이 줄어든 만큼 사용료도 낮춰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장비 가동을 10시간으로 가정해 수주한 공사현장들은 원가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근무시간과 함께 건설기계사업자들이 지역 장비 사용을 촉구하면서 또다른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해당 지역 장비를 투입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장비비를 지급하면서 공사를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건설사의 공통된 입장이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장비비의 비중이 적지 않은데 더 비싼 비용을 들여가며 공사를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비슷한 수준이라면 지역 장비를 쓰겠지만 현재 원가 수준에서는 값이 싼 다른 지역의 장비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