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값 톤당 100만원 돌파 '초읽기'
올해 초부터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철근 가격이 이달 중순 90만원대 중반을 돌파하면서 업계를 중심으로 '100만원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전망과 함께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제철사들이 지난 13일 이후 출하분부터 철근 가격을 일제히 9만원 가량 인상했다.
이에 따라 고장력 10mm의 경우 종전 톤당 86만 1000원에서 95만 1000원으로, 13mm의 경우 85만 1000원에서 94만 1000원으로 각각 올랐다. 이는 지난해 1월 10mm 기준 46만 6000원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그러나 이같은 가파른 상승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철근의 원재료인 철스크랩과 고철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
현재 국내 고철 가격은 톤당 68만원으로 지난해 말 톤당 31만원에 비하면 119%나 올랐다. 수입 철스크랩 가격도 같은 기간 톤당 378달러에서 750달러로 98%나 인상됐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철강업계는 6월에도 가격 인상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근의 원재료인 철스크랩, 고철 등의 가격이 치솟고 있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철강업계의 입장이다. 따라서 건설업계는 내달 중으로 1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건설업계는 건설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13만채에 이르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재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업계는 이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울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건설업체가 연간 사용하는 철근은 약 1160만톤. 토목공사에 쓰이는 H강 등을 포함하면 국내 전체 철강 생산량 5000만톤 가운데 절반가량이 건설부분에서 사용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건설업계는 올해 철근 구입에 지난해보다 3조 700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철근 가격 급등으로 일부 건설현장에서는 벌써 조업중단 등의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가 시공하는 인천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의 경우 철근 가격 폭등으로 철근을 구할 수 없게 돼 5개동 가운데 3개동의 골조공사가 중단됐다. 일부 철강유통사들이 가격이 더 오를 것을 예상해 공급물량을 줄였기 때문.
이에 따라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29일 정기총회를 갖고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등 정부부처에 철근 가격 인상 대책마련을 촉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철근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급자(철강회사), 소비자(건설회사), 정부, 유통회사 등이 모두 포함된 협의체를 구성하고, 업계의 고통분담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처>c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