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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2-16 11:58
예스맨
 글쓴이 : 송학건설
조회 : 891  

예스맨

 

'컴퓨터 왕국' IBM의 창업자 토머스 J 왓슨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있었다. 왓슨의 영원한 '예스맨'인 프레드 니콜이다. 그는 1915년 3월 왓슨이 IBM의 전신인 CTR(Computing Tabulating Recording)의 사장이 돼 고용했던 인물로 당시 23세의 청년이었다. 끊임없이 칭찬받길 원했던 왓슨에게 니콜은 마약업자처럼 그의 갈망을 채워주었다. 니콜은 왓슨을 치켜세우려고 "회장님의 말씀을 성서처럼 간직하고 늘 되새기겠습니다"고까지 말했다(케빈 매이니 저, '내 인생에 타협은 없다').

왓슨처럼 '두려움을 모르는 고독한 개척자'형의 리더에게는 니콜과 같은 충직한 측근, 즉 예스맨이 필요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중세 유럽의 변방 국가인 영국을 세계 최강으로 변모시킨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리더십은 이와 달랐다. 그녀는 충성스러운 측근과 무조건 순종하는 예스맨이 아닌 '충직한 반대파' 참모들로부터 조언을 함께 받아 연속성과 개혁성을 잘 조율했다. 균형잡힌 그녀의 리더십은 지난 수세기 동안 효율적 리더십의 완벽한 사례로 간주돼 왔다.

토요타, 일본항공(JAL) 등 최근 일본 주요 기업들의 경영 실패가 예스맨이 최고경영자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 비판 자체가 금기시되는 에도시대의 번(藩·지방 영지) 같은 체질 때문이라고 일본의 한 시사평론가 지적했다. 비판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현실을 잘못 본다는 주장이다. 예리한 지적이다.

예스맨의 덕목이 아직 요구되는 분야도 있을 것이다. 도전과 모험정신이 필요한 조직에 충실하면서 팀워크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자세를 말한다. 그러나 세계화 시대에서 예스맨은 다양성을 해치고 견제와 균형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해 피해를 준다고 한다. 일본 기업들의 잇단 굴욕은 건전한 비판문화가 없으면 언젠가는 위기가 도래한다는 교훈을 전해 준다. 김종명 수석논설위원 myung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