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사업성 높이자-주거비율 상향조정 ‘러쉬’
숭의운동장PF·송도랜드마크시티 등 자금조달에도 숨통
자금줄이 끊긴 PF(프로젝트파이낸싱)사업들이 주거비율 상향조정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분양물량과 직결되는 주거비율을 높여 투자자에게 보다 높은 기대수익률을 제시함으로써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 숭의운동장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시행사 숭의아레나파크개발은 최근 1400억원 규모의 본PF 조달에 성공했다.
작년 하반기 한때 공사중단이라는 최악의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주무관청인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민간사업자의 요구를 수용, 주거비율을 상향조정하면서 다시 궤도에 진입한 것이다.
이로써 숭의운동장개발사업은 주거시설과 기타시설의 비율이 당초 6대4에서 약 9대1로 높아져, 신축 주상복합도 3개동 750여가구에서 4개동 1000여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업계는 이번 조달이 초단기 자금인 브릿지론이나 복잡한 발행과정이 필요한 ABS(자산유동화증권) 또는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분양시장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장기적 관점에서 주거비율 상향조정은 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을 높여 사업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자금조달 지연으로 인해 곤란을 겪고 있는 사업자와 주무관청이라면 전향적인 자세로 주거비율 상향조정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숭의운동장PF뿐 아니라 151인천타워 등을 포함, 국제복합도시 건설프로젝트인 송도랜드마크시티PF사업 역시 최근 주거비율을 상향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주택 및 주상복합 용지를 수용해 공동주택 용지를 종전보다 23% 가량 확대, 공동주택 공급량을 늘린 것이다.
수치상으로 공동주택 공급가구수는 약 1100여가구 이상 증가할 전망이며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도 1% 이상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민간사업자인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측은 “주거비율 상향조정 및 인허가 완료 등으로 인해 최근 국내외 투자자들과 자금조달 논의가 급물쌀을 타고 있다”며 “조만간 본 PF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는 민간사업자 공모를 앞두고 있는 부산 북항재개발PF의 주거비율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숭의운동장이나 송도랜드마크시티PF 등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원활한 민간사업자 모집 및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주거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역 최대 숙원사업이자 8조원 규모에 달하는 북항재개발사업이 민간사업자를 구하지 못해 1년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다”면서 “주무관청은 공모시기보다 주거비율 상향조정을 포함, 사업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부터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봉승권기자 skbong@